교실 안의 야크 후기 (+ 영화 속 주민들은 모두 실제 주민! 감독 인터뷰 살펴보기)

2022. 4. 3. 03:56영화 리뷰/외국

 

교실 안의 야크

 

교실 안의 야크는 2019년에 제작된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2022)에 진출한 최초의 부탄 영화다.


 

 

오랜만에 TV로 영화를 보려고 영화 목록을 뒤지다가 우연히 이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부탄의 도시에 사는 한 교사가 외딴 곳에 있는 작은 학교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디서 많이 본 내용 같지 않은가.

나 또한 예고편을 볼 때까지만 해도 까칠한 도시 사람이 시골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그 사람들에게 점점 동화되고 결국엔 그 사람들을 아끼게 되는 내용이겠거니 생각했다.

 

 

반신반의하며 영화를 재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영화의 뻔하지 않은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전개가 예상과 크게 다르게 흘러가진 않았지만 묘하게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지루할 수 있는 장면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자연도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멋진 히말라야 산의 풍경과 숲 속 경관이 감탄을 자아냈다.

 

 

 

 

 

또, 이 영화는 전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전통은 고지식하다.

고지식하다는 건 성질이 곧아 융통성이 없다는 뜻이다.

융통성이 없어야 전통을 지킬 수 있는 것 아닐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아이들의 대사가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마을 사람들의 태도 또한.

그리고 주인공의 선택과 변화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따뜻한 메시지를 품고 있는 '교실 안의 야크'는 얼마 전에 있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부탄 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장편상 후보로 지명됐다.

'교실 안의 야크' 감독의 페이스북을 둘러보니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영화에 실제 루나나 주민들이 출연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화 속 주민들은 실제 부탄 시골 마을의 주민들인 것이다.

주민들은 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에는 영화를 본 적도, 영화에 출연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감독은 그들이 있는 그대로 촬영에 임했고, 그게 아주 아름답게 작용했다고 한다.

 

 

 

펨잠과 감독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 너무 추워서 바지를 3겹으로 입고 발열 자켓까지 입었다고 한다.

그리고 머무는 집에 침대가 없어서 바닥에서 담요와 야크 털 매트를 깔고 자야 했다고 한다.

샤워를 하는 것도 사치여서 2달 동안 샤워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1년에 1번 목욕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산에서 야크와 주민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자기 자신이 깨끗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파우 초이닝 도르지 감독

 

 

 

이 영화는 반갑게도 저탄소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제작진은 이를 위해서 가장 좋은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준비했다고 한다.

비가 오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으니까 15년치의 강수량 데이터를 비교해서 촬영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감독은 함께 촬영하는 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시도는 해봐야 하지만, 실패할 수도 있어!

 

 

 

 

 

부탄은 경제적인 발전보다 국민들의 행복을 더 위하는 나라라고 한다.

실제로 국민들이 행복하긴 하지만, 가난과 현실적인 문제들은 존재한다고 한다.

(관광 산업이 주를 이루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워졌다고 한다.)

실직과 국민들의 정신 건강이 문제가 되고 있고,

실제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해외로 이주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감독은 이 부분도 짚고 넘어가려 했다고 한다. 행복은 치수를 잴 수 없다고.

행복이 만들어지는 조건과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어떤 한 나라나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은 변화가 불가피하긴 하지만 현대화가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부탄은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가장 늦게 받아들인 나라인데,

(외국 문물 유입에 의한 전통문화 파괴를 우려해 1999년 전까지 텔레비전과 인터넷이 금지되었다.)

텔레비전이 보급되자 불티나게 팔렸고 사람들은 야크를 팔아서 텔레비전을 구입했다고 한다.

감독은 이로 인해 부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급격하게 변화했다고 한다.

 

 

 

 

 

 

감독은 모순이라면서 다음 말들을 덧붙였다.

촬영 마지막 날까지 그는 자신이 주민들의 삶에 개입한 건 아닐까 잘하고 있는 걸까 걱정하며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가 루나나를 떠날 때 마을은 현대화되고 있었다.

 

정부는 마을에 길을 놓고 전봇대를 세웠고, 마을 주민들은 행복해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삶의 기준은 높아질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은 서로 더 연결된 것처럼 느낄 것이지만,

그들의 삶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달라질 것이고

손을 타지 않은 루나나의 모습은 영화에서 보는 것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 마을의 아이 중 한 명인 펨잠은 페이스북과 틱톡을 접해서 감독에게 춤추는 영상을 보내준다고 한다.ㅎㅎ

 

 

 

 

 

지금 당신이 많이 지쳐 있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잠시 멈춰서 이 영화를 보고 가길 추천한다.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및 사진 출처

 

 

교실 안의 야크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교실 안의 야크

행복지수 1위 은둔의 나라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신임교사로 일하는 유겐은 교사가 영 적성에 맞지 않는...

movie.naver.com

 

The inspirational story of Bhutan's first Oscar nod: 'Lunana: A Yak in the Classroom'

The movie is up for best international feature. It's about an urban teacher who's ticked off about being sent to work in a remote village with no electricity. Enlightenment ensues!

www.npr.org

 

 

The long road to success for ‘Lunana: A Yak In The Classroom’: “Bhutan was not an option on the Academy list”

The film has made the Academy international feature shortlist, as Bhutan's second-ever submission.

www.screendaily.com

 

 

Pawo Choyning Dorji

Pawo Choyning Dorji. 좋아하는 사람 31,620명 ·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 38,804명. A Bhutanese who wanders between light and shadow, trading a story a day so he may chase disappearing footprints in the sands of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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